많은 이들이 여행 중 대부분의 시간을 먹고 마시는데 쓴다. 나는 먹는 것보다 걷고, 구경하는 여행을 더 좋아하지만, 일본에서만큼은 미식에 진심이 된다. 도쿄 오모테산도 부근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기 위해 맛집을 물색했다. 한국인 여행객 사이에도 알려져 있지만, 도쿄 현지인들에게 더 큰 사랑받는 곳. 소바키리 미요타다.
일본에 왔다면, 한끼쯤은 소바!
쇼핑 천국인 오모테산도 근처에는 골목 구석구석 맛집이 포진해 있다.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라 선택의 폭은 매우 넓은 편. 이미 쇼핑으로 한차례 탕진한 터라 저녁은 비교적 간단하게 해결하기 위해 소바키리 미요타를 찾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소바 전문점으로 오모테산도 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다.
평일 오후 6시 50분경 방문했는데 앞에는 2팀 정도가 대기하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어 대기 시간은 10분 미만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을 스캔한다. 세금 포함 메뉴들 가격대가 참 저렴하다. 새삼 서울 도심 물가가 얼마나 높은지 체감된다.
바 맛집에 온 만큼, 소바 셋트를 주문했다. 텐동과 미니소바로 구성된 세트 하나, 가츠동과 일반소바로 구성된 세트 하나. 주변에서 모두 우동을 먹고 있어서 살짝 궁금했다. 다음번에 오면 우동도 하나 시켜봐야지 싶다. 셰프들이 조리하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구경하다 보니 메뉴가 등장했다.
평소 자주 먹는 메뉴가 아니다보니 날카로운 맛 평가는 어렵지만, 이 소바는 분명 맛있는 소바라는 확신이 들었다! 또한 미니소바임에도 양이 적지 않다. 튀김류야 말할 것도 없는 것이 깨끗한 기름,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적절한 두께의 튀김옷도 고슬고슬한 밥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가츠동의 돈까스 또한 튀김과 계란이 잘 조화를 이뤘다. 일반소바 양 또한 넉넉했다.
소바를 어느정도 먹어갈 때쯤 작은 병을 하나 내주었다. 소바에 넣는 추가 쯔유인가 싶어 넣어보니... 음 아닌 듯싶었다. 나중에 서울에 와서 검색을 해보니 먹던 쯔유 안에 부어 먹는 것은 맞다던데 마시기에는 다소 짜고, 면을 찍어 먹기에는 밍밍했다. 다음번에 가면 제대로 물어보는 걸로.
만족스러운 식사 끝, 더 만족스러운 가격! 2개 메뉴를 합쳐 세금 포함 1914엔이었다. 서울에서 먹었더라면... 두배 남짓 지불해야 했을 테다. 모든 음식의 퀄리티도 높고, 양도 많고, 친절까지 하니 과연 여행객은 물론 섬세한 일본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하다.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쯤에는 줄이 더 길었다. 타이밍을 잘 맞춰야 덜 기다리고 먹을 수 있겠다.
위치 3 Chome-12-12 Minamiaoyama, Minato City, Tokyo 107-0062
영업시간 월~토 10:00~22:00, 일 10:00~20:00
오모테산도의 값싼 선술집 나카니시
사실 저녁을 간단하게 먹고 술과 안주로 배를 채우러 들어간 집이었는데, 결국 너무 배가 불러서 이자카야를 못갔다. 대신 바로 근처에 있는 저렴한 호프집에서 한잔에 230엔이라는 아름다운 가격의 생맥주 몇 잔을 마셨다.
영어 메뉴는 있지만 로컬들이 방문하는 술집으로 시끄러운 분위기와 흡연 가능한 것이 특징인 곳이다. 커버차지가 430엔 발생하지만 주변 직장인들이 한잔하고 가는 곳인만큼 월~목 생맥주(230엔)와 사와, 하이볼(150엔)이 아주 저렴하다. 안주류는 또한 저렴한 스몰디쉬들이 대다수라 부담 없다. 4명 이상부터 방문 시 2시간 반, 타베호다이로 주문이 가능하다.
서비스는 보통이지만 이마저도 찐 일본 분위기가 느껴져서 나쁘지 않았다. 일단 오모테산도에서 이런 가격으로 술을 마실 수 있다니! 미요타에서 잘 먹고, 나카니시에서 잘 마셨던 아주 성공적인 도쿄 여행 첫날 저녁이었다.
위치 3 Chome-13-8 Minamiaoyama, 港区 Minato City, Tokyo
영업시간 월~목 17:00~23:00, 금~일 17:00~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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